세니아와 마사키의 투숏을 찾다보니 이상한데 불이 옮겨붙어서 그만 PSP용 마장기신2 ROE(에뮬버전)를 다시 손에 잡게 되었다.
산소호흡기만 간신히 붙어있는 내 PSP는 이제 그만 쉬게 놔두고 편안하고 쾌적한 에뮬로 시작한 만큼 시작부터 당연히 돈을 뻥뻥튀겨가며 편하게 해야지!!!! 라는 의미에서 진짜로 편하게 하고 있던 차에, 프레시아 루트와 그 외 루트로 갈리는 '배신'이라는 시나리오에서 뜻밖의 사실을 깨달았다.
일전에 플레이한 다크 프리즌에서 슈우가 생전 처음으로 (물론 OG 월드 한정이지만) 다른 이에게 반말을 하였다!! 는 충격적인 사태를 겪었었는데, 지금 보니 반말까진 아니어도 그 비슷한 말투를 과거에 쓴 적이 있었네?
말하자면 볼크르스 신전 앞에서 입구를 못찾아 우왕좌왕하는 안티라스 대 옆에 은형술로 천연덕스럽게 모습을 나타내고는 "볼크르스 교도들 중엔 나 정도 마법 쓰는 사람은 널렸다. 늬들처럼 아무 생각없이 굴다가는 자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며 잘난 체해주니 웬일로 마사키가 "어머 그러셔요~ 과연 대단하셔요~"라는 식으로 능청스럽게 말대꾸. 여기까지만 해도 재미없는데 슈우가 "언제까지 서서 이야기할 거냐. 프링호르니에 앉아서 이야기하기 좋은 휴게실 생겼다며. 거기로 안내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니 마사키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서 "헐, 너 프링호르니 구경하고 싶었구나? 진작 말하지 그랬어~" 라는 식으로 대꾸하니 바로 삐지는 슈우 님.
여느 때 같으면 은근슬쩍 빈정거리는 아니꼬운 존댓말을 썼을 텐데 어지간히 기분 상했는지 반말도 아니고 존댓말도 아닌 어중간한 ~나사이 말투를 서서 개웃겼음.
물론 여기에 대한 마사키의 태도는
네이네이, 너 님 레벨 높아 좋겠네여. 라는 쿨한 반응.
숫자 시리즈를 거쳐 알파 외전까지 가도록 마장기신1 LOE의 중간 스토리까지만 허락된 까닭에 플레이어들이 기억하는 슈우와 마사키는 완전 톰과 제리 같은 분위기였는데, 메모리얼 데이를 거치면서 진짜 친밀해지긴 한듯.
그나마 마장기신2 ROE 초반에는 슈우가 여전히 알 수 없는 행동을 해대서 마사키가 짜증도 내고 그랬지만 뒤로 가면 언제 싸웠냐는 듯 둘이 알콩달콩 XX친구처럼 잘만 놀더라.
이러니 마장기신F후의 스토리인 OG MD에서 지상 세계 친구들이 슈우와 마사키의 스스럼없는 분위기를 보고 경악하지. ㅋ
암튼 슈우는 저 직후 프링호르니에 들리게 되는데, 프레시아 루트에서는 얘가 중요한 키맨 역할을 하지만 불행히도(?) 그쪽 루트가 아닌지라 마사키의 말마따나 정말로 프링호르니 구경 간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괜히 복도를 걷다가 프레시아랑 마주쳐서는 자기보다 훨씬 어린 소녀에게 "난 널 절대 용서못해" 라는 소리나 듣고 풀죽고, 격납고에서 지엔 해부하느라 정신없는 세니아 주위를 어슬렁거리다가 셀프 찬밥 대접받고 또 풀죽어서 떠나는 슈우를 보고 있자니 가슴 아프…다기보다 자업자득이잖음? ;ㅅ;
꼴에 쫀심은 높아갖고 괜히 허세부리며 사라지는 슈우나, 그런 그를 배웅하며 도대체 모니카는 저딴 녀석의 어디가 좋은 거냐고 한숨 쉬는 세니아나. 둘 다 개 귀여움 ㅋㅋㅋㅋㅋ
저기서 상처를 심하게 받았는지 마장기신F에서 세니아가 뭐라고 말을 꺼낼 때마다 쿠사리주던 슈우가 생각나서 괜스레 눈물을 지어본다.
정말 쫀심 하나 빼면 시체지 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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