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케이지를 보겠답시고 재결제해놓고 정작 루크 케이지는 3화까지 보고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여 중도 포기. 어차피 볼트론도 안 올라오는 넷플릭스 따위! 라는 마인드로 잠시 잊어버리고 있다가, 어느 날 가끔 들르는 미드 까페에서 작년에 syfy 채널에서 방영했던 'The Expanse'라는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 계약해서 시즌1을 통째로 올려놓은 것만도 모자라서 한국어 더빙까지 했다는 글을 보았다.
헐, 한국어 더빙이라고라?!
넷플릭스 자체 더빙 수준도 궁금하고 해서 당장 넷플릭스를 켜고 1화를 재감상, 예전에 영어 음성에 한국어 자막으로 볼 때는 내용도 복잡해봬고 해서 1화보고 때려쳤었는데 과연 한국어로 다시 들으니 제법 몰입감이 쩌는 것이었다.
아는 말로 들으니 내용도 머리에 잘 들어오고, 무엇보다 이번에는 인터넷 정보 검색을 거쳐서 어느 정도는 작품에 대한 이해도도 쌓은 상태로 봐서 그런지 하룻밤 만에 정신없이 4화까지 보고 말았다.
이런 마성의 넷플릭스 ㄷㄷ
사실 한국어도 한국어고, 한번에 시즌 하나를 한꺼번에 올려놓는 넷플릭스도 넷플릭스지만, 3화인가 4화인가에서 벌어지는 미지의 전함과 화성인 군함? 아무튼 그것과의 전투 상황이 사운드까지 포함해서 너무 쩔어서 입을 헤벌리고 정신없이 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영화에 비해서는 손색이 있지만 이건 드라마잖아. 헌데 그간 본 겉만 그럴싸할뿐 알맹이는 쭉정이인 작품들과는 달리 이건 진짜 그냥 한마디로 쩔어 그냥 --;
물론 이 작품은 전투씬에 치중하는 SF액션 드라마가 아니라, 수사물 + 정치 음모물에 SF를 뒤집어 씌운 모양새? 인 까닭에 쩌는 전투신 하나만 가지고 SF팬들에게 추천하기는 좀 그렇다. 그러나 나에게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홈페이지를 보니 내년 2월에 짧은 예고편이 나오는 모양인데 얼른 넷플릭스에도 올라왔으면 좋겠.... 아, 생각해보니 시즌2 분량이 다 끝나야 올라오겠구나 ;ㅅ;
시즌 1의 주요 배역들
드라마는 원작이 되는 소설 내용을 상당히 많이 뜯어고쳤다는데, 일단 드라마만 봤을 때는 저 위의 인물 6명이 주역인 듯하다. (하다라고 쓴 이유는 아직 시즌2를 안 봤기 때문에 누가 언제 리타이어할지 몰라서)
초반부에는 주인공(으로 보이는)밀러 형사의 조수로 온 지구 출신 청년이 주인공처럼 보여서 걔한테 초점을 맞추려는데 통수 때리는 전개가 나와서 벙찜. 또 다른 주인공 제임스 홀든의 경우, 금발 미녀 항해사와 화려한 무중력 ㅅㅅ를 선보이길래 그쪽과 정신적 갈등을 빚는 스토리가 나오려나 싶었는데 여기도 통수 때리는 전개가 나와서 벙찜.
뒤의 멤버들도 소수만 살아남아서 때로는 반목하고 때로는 총구를 겨누지만 결국은 우정을 다지는... 뭐 그런 전개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이쪽도 나름 통수 때리는 전개가 나와서 또 벙찜.
중간에 뭔 일이 있고 나서 로봇처럼 보이던 화성인 장교가 '사실은 얘도 좋은 놈이었어' 노선을 걷길래 이쪽도 우정의 별을 향하여 함께 달리려나... 라며 잠시 기대했는데 통수.
뭐야 이거 통수 드라마였나.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대한 대하 통수 드라마?
(SF액션물인가 싶었는데 수사물, 그러다가 다시 SF액션물로 가나 싶더니 갑자기 바이오해저드 ㄷㄷ)
후반부에 밀러 형사의 불알 친구로 나오는 흑인 형사(첨엔 형사인줄도 몰랐음) 샘(?) 역할의 배우가 재미있게 보던 오펀 블랙의 아트 형사로 나오는 배우길래 반가워서 "어머, 이 양반은 형사 전문이유?" 라며 정을 붙이려는데 이쪽도 또 통수. 아오 =ㅅ=
그래도 스타트렉 비욘드에서 커크에게 제독의 길을 제시하던 매력적인 여배우가 여기도 등장, 처음에는 악녀인줄 알았는데 나름 비중이 큰 주역급 역할인 걸 알아서 기뻤다. 찾아보니 슈레라는 이름을 가진 이란 출신 배우시라고. 작중 내내 인도의 사리 같은 옷을 입고 다녀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 동양계더라.
...라고 썼는데 시즌2에서 덜컥 리타이어하는 건 아닐 테지. 설마.
마지막에 한편인줄 알았던 새끼들이 모조리 적이었음을 눈치로 까는 장면에서 전율.
이제껏 날 놀리고 능멸했었단 말이냐!!! 라며 속이 부글부글 끓을 법도 한데, 나이는 헛으로 먹은 것이 아니어서인지 그런 속마음따윈 감추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비위를 맞추는 모습이 정말 경탄스러웠다.
늘 하듯 지붕 위에 앉아서 남편에게 "손자들과 함께 달로 피신해 있으라" 라고 말하는데 어찌 그리 서글퍼보이던지.
원작 소설이 궁금하지만 일단은 드라마를 보는 중이므로 보지 말아야할려나.
하지만 이 할머니가 뒤에 어찌 되는지 겁나 궁금한데... 끄응.
극중에서 제임스 홀든의 어머니로 깜짝 출연한 배우도 여기저기서 많이 보던 분이라 반가웠음.
뭔가 새벽 감성에 젖어 감상문을 쓰려고 생각했는데 정작 생각나는 건 나이든 여배우들이 매력적이라는 것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