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사고 두번째로 플레이해본 게임인 만큼 (당시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했었쥐) 이 게임에 대한 애정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강하다고 자부하고 있음에도 1편의 보스가 누구였는지, 보스가 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그를 둘러싼 기타 등등은 뭐하는 애들이었는지가 도통 기억이 안 나는... 뭐 그런 게임인 랑그릿사1.
그 뒤에 재플레이할 적마다 동생이 1스테이지에서 하라는 탈출은 안 하고 적들을 모조리 일소하여 단숨에 그랜나이트로 전직하던 모습만 기억에 남아 있는데....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훗날 대륙을 제패하게될 비운의 쩌리 가문 카르자스의 시작을 알리는 란스와 나므의 러브러브 로맨스라고 할만한 유일하고도 겁나 짧은 대화 장면을 에뮬로 플레이하며 간신히 포착했다.
당근 이제 와서 MD판을 플레이하라면 가뜩이나 없는 머리숱이 다 빠질 것이 뻔하므로 랑그릿사1의 최종완성형이라고 일컬어지는 SS판으로 플레이.
일일이 캡쳐하기 귀찮아서 맛폰으로 대충 찍은 고로 화질구지지만 그래도 일단은 증거를 포착했다.
까고 말해 당시 코딱지만하던 짧은 엔딩 후, 메가드라이브 매거진 등을 통해서 알게 된 후일담은 무사 수행하던 나므가 기억 상실증에 걸린 란스와 만나 여차저차하다가 카르자스 왕국을 세웠다 라는 것.
저것도 참 애매한 게, 랑그릿사 후속편 정보를 보고 안 건지(등장 인물 중에 셰리 카르자스라는 은발 소녀가 있더라), 여타 게임 잡지 정보를 보고 안 건지 이제 와서는 헷갈리지만 아무튼 개뜬금포 전개여서 벙쪘었던 기억이 흐릿하게 난다.
길지도 않은 게임 속에서 접점도 없던 두 사람이 난데없이 눈이 맞아서 결혼하고 왕국을 세우다니?
물론 왕국은 란스 본인이 세운 건 아닌 모양이지만 아무튼지간에 당시엔 개풀 뜯는 소리로만 들렸었다.
둘이 훗날 러브러브한 관계가 됨을 알고 나서는 더욱 란스만 나타나면 나므에게 궁병을 쥐어주고 나타날 자리에 미리 대기시켜두고 10:0을 만들고는 했지만.... ㅋ
(진짜 이러다가 정든 건 아니겠지...)
그 이후로 셰리든 클라렛이든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운명에 처하는 걸 보면 란스의 저주가 후손대대로 옮겨붙은 게 확실하다.
사실 나므도 레딘을 짝사랑했다는 설정인가본데 여기에 란스의 저주가 확실하게 불을 붙인 게 아닐깟 싶기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