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2회차는 '배드애스로 갈 거야!'라고 모질게 마음 먹고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덧 마음이 약해져서 성자도 아니고 개악당도 아닌 어중간한 호구가 되고 마는 나. 크흐흣.
어차피 최소 3회는 플레이할 작정이었으니 마지막엔 진짜로 배드애스로 갈 거양! 을 외치고 2회차는 중도를 걸어야지라고 마음 먹은 주제에, 뒤로 갈수록 1회차 때는 몰랐던 동화인들의 시커먼 속내가 짜증나서 마구잡이로 뒤섞어 대하고 말았음.
괜찮아. 어차피 3회차 땐 진짜 사정 안 봐주고 다 엎어버릴 테니까. 크흐흣.
2회차 마지막에 네리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 선택 중에서 빅비가 "실컷 터지고 총 까지 맞아가며 그 개고생을 해놓고도 결국은 나만 또 나쁜 놈이 되어 버리잖아." 라는 말을 하는 걸 들으니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양심이 눈 녹듯 사라지더라.
(게다가 이 게임은 후속편도 없으니 뭘 선택하든 상관없잖음? 인터넷 뒤져보니 제작사는 딴 게임 만드느라 바빠서 후속편은 만들 생각도 없담시?)
뭐 그러한 고로 2회차 간략 정리.
'호화 삼림 아파트' 현관 앞에 버려져 있던 페이스의 입 안에 들어있던 리본과 반지.
1회 차 때만 해도 저게 뭘 뜻하는 건지 몰랐었는데, 한 차례 클리어하고 나니 모르던 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라.
페이스(?)의 잘려진 머리를 발견한 네리사(?)가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빅비를 찾아 그가 사는 아파트 앞에 머리를 버린 건지, 아니면 그냥 거기에 부시장 사무실이 있어서 버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말을 못하는 그녀로서는 최선을 다한 행동인 것 같긴 하다.
그나저나 백설은 왜 저리 몸매를 강조하는 옷만 입고 다닌담. 응큼한 계집 같으니라구.
게임 내내 이름과 사진만 나오고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환상의 콜 시장님.
동화사전에 의하면 동화 세계의 임금님이었다는데 대체 어디로 간 걸까.
게임이 그래픽 노블의 프리퀄이라니까 어쩌면 본편에는 나오고 있을지도.
역시 게임만 해서 자세한 구조는 모르겠지만, 짐작 컨대 주상복합아파트(?)인 삼림 아파트의 2층은 업무용으로 쓰이는 듯?
빅비랑 백설이 사무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내려온 엘리베이터가 5층에서 멈추는 걸 보면 보안관 사무실과 부시장 사무실은 5층에 있나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암튼 처음에 잠깐 나온 그렌은 분명 두 눈이 다 있었네. 근데 어쩌다가 애꾸가 된겨?
3회차할 때 다시 보니 2층 맞더라. 그럼 대체 엘리베이터 눈금은 왜 있는 거냐. 그냥 랜덤인가.
2층에 사무실들이 모여있고 그 안쪽에 관계자들 집(이라고 쓰고 이 아파트에서 제일 작고 구린 집이라고 읽음)이 있는듯.
미녀와 야수의 집이 존나 넓고 호화판이던데 3층... 역시 2층은 희생당한 거였다.
빅비가 만난 페이스와 아파트 앞에 버려져 있던 페이스 헤드는 동일인물이 아니라는 증거 1.
죽은 지 오래인 페이스의 아빠 해골도 보여주는 매직 미러가, 정작 페이스만은 강력한 마법 때문에 그녀의 위치를 찾을 수 없다고 대답.
사냥꾼의 아파트가 아니라 로렌스의 집을 먼저 가면 로렌스를 살릴 수도 있다기에 와봤음.
근데 1주일 전에 자살한 양반이 아직 살아 있다.
아무리 동화인이라도 너무한 거 아닌가? ;;;
게다가 폐를 맞고도 1주일 동안 버텼다면 그 고통은.... 으으으으으으으
이렇게 로렌스를 살리면 릴리의 장례식에 "페이스를 생각하며 와봤다"며 와 있기도 하고, 마지막 에피소드 재판 때 은근슬쩍 나와서 "페이스의 원쑤!!"를 외쳐며 규탄하기도 하지만 딱히 엔딩에까지 영향을 주는 건 아니어서 약간 실망. 난 또 살려두면 마지막에 이차저차하지 않으려나 기대했었는데 와장창창이더라.
그러한 고로 3회차를 가게 되면 이번엔 로렌스를 죽여보는 방향으로 갈까 싶음.
1회차 때는 트위들디가 중요한 줄 알고 잡았었다가 크레인에게 쿠사리 먹었던 기억이 생생해서 이번엔 나무꾼을 잡아봤는데 이쪽이 정답이었던 듯.
중도를 걷는 남자답게 1회차 때완 달리 손 맛도 슬쩍 보여주며 취조했더니 필요한 정보를 술술 불더라.
그러니까 초판에 페이스를 신나게 팼던 이유는 원래 양다리 걸치던 릴리 대신 페이스가 나와서 당황 + 외상이 안 먹혀서 빡침 + 감히 날 몰라봐? 죽어라 이년!이라는 복합적인 이유였던 듯.
페이스는 페이스대로 나가기 싫어하는 릴리 대신(릴리도 릴리지. 나무꾼이랑 어떤 관계인지 페이스에게 안 밝혔던 건가 --) 대타 뛰었다가 나무꾼에게 처맞고 대금도 못 받아갔던 것.
대신 빅비랑 안면 텄으니 그나마 쌤쌤일지도.
그러니까 홀리는 나무꾼의 애인. 이 씨벌눔이 내연녀의 친동생이랑 바람 피고 있었던 것.
그것도 동생이 창녀인 걸 알고 이용한 눈친데... 더더욱 인간 쓰레기 아닌교.
노답 쓰레기를 바라보는 인간 백정과 인간 쓰레기.
겨울이라 그런지 코트를 걸친 백설과 빅비. 평소에도 둘이 잘 붙어다녔었군. (쓰읍)
백설로 변신한 릴리와 백설공주 놀이 중인 크레인.
잔혹동화 잔혹동화 하지만 이 게임 속 현실만큼 잔혹한 동화도 있을까. -ㅅ-
크레인 실종 후 그의 책상을 뒤져보면 나오는 호텔 방 열쇠.
크레인이 열쇠를 돌려주지 않고 계속 갖고 있는 걸 보면 장기간 대여를 목적으로 빌렸었던 걸 수도 있겠다.
그럼 조지가 릴리를 207호에서 살해한 건 역시 크레인과 결탁한 결과?
저 부분 이야기가 어정쩡하게 넘어가서 못내 아쉽더란.
원래 슬리피 할로우에서 이카보드 크레인이 저렇게 찌질한 역할이었나?
예전에 조니 뎁 나오는 영화를 보긴 했는데 기억이 1도 안 남아 있고, 그나마 관련 이야기 중 기억나는 것이라곤 미드 슬리피 할로우 밖에 없는데 거긴 또 조낸 멋진 영국 신사로 나오는데 말이여. ㄷㄷ
(대신 카트리나가 희대의 쌍년이었줴)
빅비는 원래 늑대였지만 현실 세계로 나올 때 백설공주에 의해 늑대인간의 저주가 묻은 단검에 베여 현재의 인간 폼을 가졌다....고 설명에 나와 있던데, 궁금한 건 늑대일 때부터 은이 약점이었던 건지, 아님 늑대인간이 되고 나서부터 생긴 약점인지?
초반의 좋았던 이미지를 싸그리 날려준 대목.
미녀와 야수는 그냥 허영심으로 가득한 멍청이 왕자와 머리에 크림만 든 미녀 그대로였다.
1회차 때 어찌나 열받던지 좋게 좋게 가려던 것도 잊고 그만 "염병하네!"를 선택하고 말았다능.
이러니저러니 해도 늬들은 한쌍의 바퀴벌레여.
주물공장 보드에 붙여져 있던 사진들.
이 사진들만 봐도 이번 사건의 내막을 대충 알 수 있겠더라. (물론 1회차 때는 봐도 모름 ㅋ)
한마디로 블러디메리는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오른쪽 아래, 네리사를 몰아세우는 페이스는 아마도 뒤바뀐 모습이 아닐까 싶음.
그러니까 왼쪽이 페이스, 오른쪽이 네리사였는데 이 직후에 그만...
대빵 큰 빅비가 너무나 크고 아름다워서 Q버튼과 ASDW와 마우스를 연타하는 가운데에서도 어떻게든 스샷을 남기려한 결과.
마치 헬싱의 늑대인간 대위님 보는 줄 ㅋ
인터넷 뒤져보니 아기돼지 삼형제 때는 빅비도 어린 아이였기 때문에 실력발휘를 못한 거였다고.
그래서 빨간모자 때는 나무꾼에게 처맞고 새끼양과 엄마에겐 뱃속에 돌이 채워넣어져서 물에 빠지셨세여?
백설이 부시장이 되고 다시 부시장 사무실 앞을 찾은 동화인들.
그렇게 큰소리 친 것도 있으니 지금까지와는 달리 동화인들을 잘 돌봐주....려나.
푸른 수염의 거들먹거리는 표정 보니 기대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기도 하고.
가운데 있는 아가씨는 오픈 암즈에서 흑인 경찰과 키스하던 매춘부 아가씬가.
1회차 엔딩 때 날 아리송하게 만들었던 장본인.
이런저런 정보와 2회차를 하면서 자세히 눈여겨본 덕분에 대충 정체를 알아내긴 했지만, 그래봤자 엔딩은 변함없다는 사실이 날 실망스럽게 만들더라.
난 또 로렌스를 살려주면 로렌스에게 정체를 밝히고 둘이 사이좋게 지내려나 했었는데 =ㅁ=
이런저런 정보 덕분에 네리사라고 나온 아가씨가 실은 페이스였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죽은 네리사와 릴리만 개불쌍. 헐.
난 또 페이스로 변신한 네리사는 페이스가 한 짓을 모르고 조지한테 살해당한 줄 알았는데, 주물공장 사진을 보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니었던 듯?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비비안의 속내였는데, 2회차를 하고 나서도 여전히 비비안이 순수한 의도로 페이스, 릴리, 네리사에게 저주받은 리본을 건네주었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비틀린 사나이와 짜고 이 일을 벌인 건지 아리송하다는 거.
비비안이 자살할 때 자기는 처음에 조지와 가게를 세우고 좋은 의도로 그랬니 마니 떠들었었는데, 생각해 보면 애초에 저주템을 동료에게 줬다는 것 자체가 순수한 의도라고 보기 어렵지 않나?
게다가 그 리본의 쓰임새가 비밀 발설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면 비비안이나 조지나 그 나물에 그 밥이고, 그 뒤 비비안이 천연덕스럽게 릴리의 장례식장에서 추도사를 읊은 거나, 크레인이 범인으로 몰렸을 때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애썼던 걸 생각하면 비비안도 결국은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던 듯.
물론 동화사전을 보니 동정심이 안 드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동정만 해줘야할 대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
2회차를 마치고 바로 3회차를 갈까 말까 고민 중...이긴 한데 바로 3회차 시작해도 별 상관은 없겠다 싶기도 하고.
뭣보다 이 게임은 왜 멀티 엔딩이 아닌 것이냐 --
최소한 속편 암시라도 있다면 힘내서 분기를 다 훑어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게임은 참 재미있게 잘 만들었는데(나 같은 손가락 고자도 무사히 클리어할 정도니까) 엔딩이 못내 아쉽다.